이번 주말은 유난히도 더웠습니다. 오랜만에 에버랜드에 가서 30도를 육박하는 푹푹 찌는 더위를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온몸의 미세한 땀샘이 동시에 반응할 정도로 더워서 5분 전 쐬었던 에어컨 바람이 그리워질 정도였지요. 지구의 이상기온으로 여름에 무더위가 점점 더 심해지는 것일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달력을 체크해 보니 때마침 옛날 사람들이 정해놓은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몸보신을 하는 날인 초복도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어찌 보면 에버랜드에서 느끼는 이 무더위는 예전부터 한국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유한 무더위가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이번에는 더위를 피하는 날인 삼복이라고도 하는 복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복날(삼복)의 의미
전통적인 절기인 삼복은 초복, 중복, 말복으로 나누어집니다. 중국에서 유래하였으며 이 기간 동안에는 더위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질병을 예방하고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보양식을 챙겨 먹는 풍습이 있습니다. 삼복은 속절이라고 하여 명절이나 절기에 속하는 날이 아닙니다. 단지 '오랜 관습에 따라 해마다 즐기는 날' 정도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삼복은 음력으로 계산을 하기 때문에 양력 날짜가 해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가장 먼저 찾아오는 초복은 음력 6월 하순에 해당하며 하지를 기준으로 20일에서 29일 정도 이후입니다. 중복은 초복 10일에서 19일 이후에 찾아옵니다. 말복의 경우에는 입추나 입추 전 9일내로 다가옵니다. 삼복은 보통 10일 텀으로 오니 시기는 양력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 사이인 샘이지요. 2024년부터 10년간 다가오는 복날의 정확한 날짜는 아래와 같습니다.
2024년의 삼복은 이 사이에 한국의 평소 기후가 가장 더운 시기라 '삼복 더위'라는 단어가 사용되기도 합니다. 낮에는 기온이 30도를 육박하는 폭염 현상이 일어나며 밤에는 열대야 현상으로 25도 이상 오르기도 합니다. 밤낮으로 겪어야 하는 무더위를 상상만 해도 전쟁이 따로 없다 싶은데요.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어떤 음식을 섭취하여 이 삼복더위를 이겨냈을까요?
복날에 좋은 음식 추천 TOP5
요즘은 무더위를 극복하기 위해서 휴대용 선풍기를 사용하면서 이동하거나 실내에 머물면서 에어컨 바람을 쐽니다. 회사원들은 출퇴근 시간에 무더위를 체험할 뿐, 폭염에는 실내에서 에어컨을 쐬면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농사가 주업이었던 예전에는 삼복더위인 대낮에 나가서 일을 하기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사람들은 이 시기에 체력을 보충해서 무더위를 이겨보고자 고칼로리의 영양식을 섭취하곤 했는데요. 그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삼계탕, 매운탕, 보신탕, 추어탕, 육개장, 설렁탕, 용봉탕, 해신탕, 전복죽 등 한국 전통음식 중에서 주로 국물이 들어간 요리가 복날 즐겨 먹는 음식들입니다. 이러한 전통적 관습을 살려서 요즘에도 복날의 대표음식을 삼계탕으로 뽑고 있습니다.
1. 삼계탕
복날마다 먹는 삼계탕은 삼복에 한국인이 좋아하는 음식 1위로 무려 한국인의 65.2%나 삼복날 삼계탕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무더위에 뜨거운 국물을 마시면 오히려 체온이 낮아지고 시원함을 느낀다고 하는데요. 현대에는 변형된 닭요리로 후라이드 치킨이나 찜닭, 불닭, 닭갈비, 닭볶음탕 등의 식품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2. 장어 구이
복날이라는 특별한 날을 빌미로 국내에서 고급음식에 속하는 장어구이를 먹을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장어구이는 맛과 체력 보강에도 탁월하지만 우리 몸에 필요한 비타민D와 단백질이 풍부하여 노화를 방지하는 역할도 합니다. 장어 중에서도 자연산 민물장어는 장마 끝무렵에 하천에서 많이 잡을 수 있고 항생제에 노출되기 쉬운 양식장의 장어와는 그 신선도가 다릅니다. 장마 직후의 초복과도 시기적으로 맞물리니 복날에 체력 보강을 위해 장어구이도 좋을 것 같습니다.
3. 추어탕
추어탕은 단백질은 물론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몸에 좋은 보양식입니다. 간을 보호하고 혈압을 내려주며 소화하기도 편한 국물 요리 중 하나인데요. 여름에 너무 더워서 소화가 힘든 사람들을 위해서도 좋은 식품입니다. 장어와 마찬가지로 장마 후에 범람하는 하천에서 많이 나타나는 자연산 미꾸라지에 우거지를 듬뿍 담아 섭취를 하면 체내에 남아 있는 노폐물도 시원하게 배출하고 몸속에서 느껴지는 더위도 시원하게 해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
4. 전복 요리
전복 역시 단백질이 풍부합니다. 식이섬유도 풍부하기 때문에 체지방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하는데요. 무더위에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든든한 음식은 먹어야겠는데 체중 관리가 걱정이 된다면 전복 요리를 해 먹어도 좋을 것입니다. 다른 고기 요리에 비해 칼로리와 지방함량이 낮아서 부담 없이 먹기 좋으며, 복날을 맞이하여 특별한 전복요리를 먹고 싶다면 전복 삼계탕이나 전복죽, 전복구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섭취할 수 있습니다.
5. 초계국수
앞서 언급한 요리 중에서 유일하게 차게 먹는 체력 보강용 식품입니다. 초계 국수는 말 그대로 닭 육수에 닭고기와 쫄깃한 면발을 넣어서 얼음을 동동 띄우고 시원하게 먹는 음식입니다. 식초를 첨가하여 시원하고 새콤한 맛을 살렸으며 닭고기의 풍부한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무더위에 지친 체력을 끌어올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유난히 더운 것처럼 느껴지는 올해의 여름도 체력을 보충해주고 우리의 몸을 시원하게 해주는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해서 지혜롭게 극복해 나가길 바라겠습니다.